반응형 동물원1 [자작단편] 동물원 오후의 비 몇 해 전인가 오늘처럼 스산하게 비가 내리던 날에 동물원을 갔던 적이 있었다. 물론 가기 전부터 비가 온 것은 아니다. 제정신이 아니고야 비가 오는데 동물원에 갈 리가 없지 않은가? 그저 하늘은 맑았다 개였다를 반복하면서 심술을 부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깊게 각인된 이미지로서 그날 동물원의 정경은 꽤 인상에 남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때 그곳에서 뭔가 기막힌 사건이 있었다거나 로맨틱한 우연이 있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날의 동물원의 정경, 그것이 오래도록 이상하리만치 기억의 뇌리 속에 박혀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나간 시간들을 추억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곰곰이 보면 그런 요소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별로 튀어보이지도 않았고 재밌어보이지도 않았지만 얼마 후에 그때의 정황들을 떠올려보면 무언.. 2010. 6. 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