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흥미로운 영화관

한국영화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작 그 결과는?

by 멀티공작소 2009. 12. 4.
반응형

오늘, 2002년 개봉한 한국영화 <폰>이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기사가 나왔더군요.

관련기사 - <영화 ‘폰’ 할리우드 리메이크, 본격 시동건다>

이제는 해마다 여름 시즌이면 한국에서도 자국의 호러영화가 한, 두편 쯤은 개봉하는 상황이지만 과거에는 많이 척박한 장르였었죠. 
그러던 가운데  안병기 감독님의 작품들은 한국 공포 영화라는 장르에서 나름의 큰 역활을 많이 했었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가위>의 성공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점차 공포영화의 가능성들이 만들어 졌고 이후 많은 영화들이 제작이 되었습니다. 그 중엔 웰메이드한 영화들도 여러 편 있었구요. 
그런 안병기 감독님의 작품이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기사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게다가 직접 감독까지 맡게 되셨다니 나름 기대를 해봅니다.

한국 영화가 자국의 중흥기를 맞으면서 이전 만들어진 몇몇  작품들도 헐리우드로 건너가 리메이크되어 이미 공개된 작품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판권이 팔린 영화와 현재 제작이 진행 중인 작품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죠. 
그래서 문득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돼 개봉한 한국 영화는 과연 어느 정도나 흥행이 되었을까? 
순서는 리메이크 완성작이 공개 된 시점으로 잡아 봤습니다. 박스오피스 자료는 모조(MOJO)에서 가져 왔구요.


1. 시월애(2000) -> 레이크 하우스 (2006)


시월애 포토 보기             The Lake House

2000년 개봉한 이현승 감독님의 <시월애>는 우편함을 매개로 시간을 초월한 남녀의 사랑을 그린 멜로물이죠. 전지현, 이정재 주연으로 애절한 남여의 이야기를 섬세한 연출로 보여줬던 기억이 납니다. 아울러 한국에서의 흥행은 그렇게 잘 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월애>는 헐리우드로 건너가 2006년 <레이크 하우스(The Lake House)>라는 영화로 리메이크가 되었죠. 배우들은 우선 빵빵했습니다. 이정재 역활을 키아누 리브스가 전지현은 산드라 블록이 했으니까요.
개봉한 첫주 북미 박스오피스를 보면,




1360만 달러 조금 넘는 수익을 올리며 4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그럼 전체 흥행수익은 얼마나 했는지 보면,



월드와이드 흥행 성적이 1억 달러는 넘어섰군요.
흥행에 성공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는 거지만 이 정도의 배우들이었으면 좀 더 잘 될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2. 엽기적인 그녀(2001) -> 마이 쎄시걸(2008)
 

엽기적인 그녀 포토 보기            마이 쎄시 걸 포토 보기


한국에서 엄청난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엽기적인 그녀>.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화제를 낳으며 영화는 정말 대박을 쳤던 작품이었죠. 차태현의 어리숙한 연기와 전지현의 깜찍 발랄 엽기녀의 연기는 인상 적이었습니다.
코미디와 신파를 적절하게 잘 우려낸 이 영화가 물 건너 헐리우드로 가서는 <마이 쎄시걸 (My Sassy Girl)> 이라는 작품으로 옷을 바꿔 입습니다.
그런데... 원작의 자국에서의 성공에 대비 되게 이 영화는 북미에서 개봉도 못하고 DVD로 직행해 버리는 불운을 맞습니다. 게다가 한국으로 역수입 되서도 역시 흥행참패를 면치 못하는 작품이 되어 버리죠. 

일단 생각해 보기론 무엇보다도 작품이 영 완성도가 없다는 것이 문제 일 듯 싶습니다. 게다가 원작의 정서는 아무래도 한국인의 정서나 트렌드에 맞추어 만든 것이라 호응이 쉽지만 리메이크라면 다시 그 나라의 정서를 생각할 필요가 있었겠죠. 장르의 특성상 말입니다. 그런 것이 잘 만들어지지 않으면 리메이크라고, 소재가 좋다고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어쨌든 한국에서 성공을 한 작품이기에 리메이크 작의 실패가 많이 아쉬운 작품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 그 아쉬움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3. 거울 속으로(2003) -> 미러 (2008) 


거울 속으로 포토 보기             


재미있게 봤던 영화 중 하나였던 <거울 속으로>. 섬찟했던 거울의 이미지들과 유지태, 김명민 등의 호연이 인상에 남았던 작품인데요. 소재도 독특했었고요. 

이 작품이 헐리우드로 넘어가 <미러(Mirrors)>란 작품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주연을 맡은 키퍼 서덜랜드는 미국의 TV드라마 <24>의 잭 바우어 역으로 한국에서 존재감이 있는 배우입니다. 미국에서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좋은 연기를 보이기도 했구요. 
나름대로 기대가 가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면 <미러>의 개봉 첫주 북미 박스오피스를 한번 볼까요?



개봉 첫주는 4위에 랭크가 되었군요. 흥행 수익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듯 합니다. 보시면 함께 붙은 영화가 
<트로픽 선더>, <스타워즈: 클론 전쟁>(애니메이션) 이네요. 

그럼 전체 흥행 수익은 얼마나 될까요?




좋지는 않군요. 
앞서 얘기했던 <레이크 하우스>에 비해서도 많이 떨어지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던 지라 저도 영화를 보긴 했지만 음, 별로 좋은 평가를 내리지는 못했습니다. 일단 시나리오도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고, 이야기의 성격을 보자면 차라리 원작의 스토리라인이 훨씬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 쎄시걸>과 비교해 오히려 원작에 충실하지 않은 게 안 좋았다고 할까...


4. 중독 (2002) -> 포제션 (2008)


중독 포토 보기             포제션 포토 보기


박영훈 감독님의 2002년 작 <중독> 
형수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죠.
미스테리한 구성과 이병헌, 이미연의 연기가 좋았었고, 사실 반전에 집착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치명적 사랑의 이야기를 끌어 가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헐리우드에서 포제션(Possession)이라는 작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에도 출연한 사라 미셀 겔러가 주연을 맡아 기대가 가는 작품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영화 역시 <마이 쎄시걸>과 마찬가지로 극장 상영 없이 DVD도 직행을 하였죠. 
원래는 2009년 1월말 개봉할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제작, 배급사인 야리 필름 그룹이 파산을 하면서 개봉이 무산 되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나름대로 헐리우드적인 요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좀 아쉽습니다. 



5. 장화, 홍련 (2003) -> 안나와 알렉스 : 두 자매 이야기 (2009)



장화, 홍련 포토 보기         


<장화, 홍련>은 한국 공포 영화에서 중요한 작품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에도 많은 공을 들였고, 한 가족의 이야기를 섬찟하고 음산한 스토리로 독톡하게 그려냈죠. 
개인적으로 김지운 감독님을 좋아하는 편이라 영화도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는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The Uninvited)>란 제목으로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돼 비교적 얼마 전 한국에서도 개봉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뭐, 역시나 원작의 성공에 비할 바 못 되는 흥행 결과죠.
그럼 북미에서는 어땠을까요?




이 영화가 <테이큰>과 붙었었군요.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가 되었네요. 순위로는 역대 리메이크 작 중 가장 좋은 랭크입니다.
그럼 전체 흥행 수익을 보죠.




음... 실망스럽네요. 첫주차 흥행수익에 비해 뒷심이 없었던 것 같고, 아쉬운 결과 입니다. 그냥 해보는 상상이지만 차라리 김지운 감독님이 직접 가셔서 감독을 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만약에 그랬다면 좀더 나은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었을까요?


쭉 보다 보니 한국영화의 리메이크 작들 중 미드 <24>의 두 배우, 키퍼 서덜랜드와 엘리샤 커스버트가 출연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들에 출연한 배우들이 나름대로 특A급은 아니더라도 다 괞찮은 배우들이였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렇게 보면 역시나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의 전체적인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잘 이루어졌을 때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상 5편의 한국 영화 헐리웃 리메이크 작들의 흥행 결과를 한번 살펴봤습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흥행의 요인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성공/실패 요인이라고 단적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라는 것이 반드시 흥행의 성공과 결과로서만 판단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하나의 지표일 뿐이죠.

한국영화의 자국에서의 성공, 그리고 질적으로 성장한 모습 등으로 또 다른 한국 영화들이 계속해서 헐리우드 제작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고, 이미 판권이 팔리고, 제작을 준비하는 영화들도 많이 대기 중입니다. 
개인 적으로는 이러한 리메이크 영화들이 헐리우드에서 성공적인 흥행을 거두는 모습을 한번쯤은 보고 싶긴 합니다. 그것이 또 한국 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안병기 감독님의 <폰>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을 접하면서 좀더 많은 한국 영화들이 선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