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드 앤 굿 무비>에서는 아그네츠카 보토위츠보슬루감독, 크리스티나 리치, 리암 니슨, 저스틴 롱 주연의 2009년 작 <애프터 라이프>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어떤 내용?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일하는 애나(크리스티나 리치)는 변호사로 일하는 남자친구인 폴(저스틴 롱)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뭔가 삶을 살아가는 것에 행복에 대한 불안과 회의감 같은 것을 느끼는 상황입니다.
그런 중에 폴이 반지를 준비하며 청혼을 계획하는데 대화 중에 오해가 발생하고 일이 틀어지면서 애나는 폴에게 헤어지자고 말해 버리고는 승용차를 운전하다 그만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요.
눈을 뜬 애나는 자신이 장의사 엘리엇(리암 니슨)의 영안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엘리엇으로부터 애나가 이미 교통사고로 8시간 전에 죽었으며 자신은 그녀의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애나는 충격을 받고 황당해 하며 엘리엇의 말을 믿지 못하고 받아 들이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애나에게 엘리엇은 자신에게는 죽은 자와 얘기하는 능력이 있는 것이고 그녀가 확실히 죽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상태와 엘리엇의 의심스런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여전히 그의 말을 믿지 못하고 그래서 애나는 계속해서 영안실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엘리엇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일 것을 계속해서 그녀에게 주입시킵니다.
한편 애나의 사고와 죽음을 알게 된 폴은 너무나 충격을 받고 그 역시 애나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애나의 시신을 확인하려 하지만 엘리엇의 저지로 확인하지는 못합니다.
엘리엇과 경찰의 설득으로 폴은 점차 애나의 죽음을 사실로 받아들이려는데 이때 애나가 가르치던 학급의 어린 학생 잭(첸들러 켄터버리)의 목격과 폴에게 걸려온 의문의 전화 등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자 그는 다시 애나가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그녀를 구해내려 애쓰지만 번번이 저지당하게 됩니다.
애나 역시 엘리엇으로부터 탈출해 폴에게 가려하지만 계속 실패하게 되고 결국은 엘리엇의 강경한 설득과 설명으로 자신이 죽음을 사실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엘리엇의 장례 준비에 이끌려 갑니다.
그렇게 애나의 장례식 날이 되고 마지막으로 아름답게 화장을 하고 수의를 입은 채 관에 누운 애나는 우연히 뜻밖의 상황을 겪게 되는데요...
▶인간의 삶과 죽음의 공존
사람에게 삶과 죽음은 늘 공존해 있습니다.
사람에게 죽음이란 삶의 종결이고, 더 이상 '자신' 이란 존재의 부재를 뜻하기에 사람은 늘 죽음의 그늘에서 두려워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그런 존재이기도 하죠.
쉽게 말해 ‘가는 날’ 은 정해져 있지 않기에 사람은 늘 죽음의 불안에 시달리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가치를 더욱 빛내려 애씁니다. 어차피 죽음이란 것은 언젠가 사람에게 닥치는 피할 수 없는 결말이기에 어쩌면 삶을 가치 있게 살려고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조차 가치 있게 만들고 싶은 잠재적 열망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영화 <애프터 라이프>는 그러한 사람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미스터리하면서 스릴러의 형식을 갖춰 이야기 합니다.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애나는 변호사인 번듯한 애인 폴과 함께 살고 있고, 타인(또는 관객) 이 보기에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그녀는 늘 뭔가 채워지지 않는 행복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며 일에서도, 애정에서도 삶의 활기를 찾질 못하고 그런 가운데 뜻밖의 사고를 당하는 상황이 되면서 이제부터 중요한 이야기의 진행이 이뤄집니다.
아마도 영화에서 끊임없이 관객에게 긴장을 일으키는 것은 아마도 ‘과연 애나는 죽은 것인가, 아니면 살아 있는 것인가?’ 일 것입니다.
영화는 점차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여러 힌트들을 던져 주지만 그 힌트조차 모호한 부분들로 착시 현상을 일으키도록 만들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결론을 단정적으로 내려 주지는 않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결국 영화를 마지막까지 보고 있으면 대체로 이야기의 저울추는 애나는 '살아 있었던 것이다' 로 기울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엘리엇이 처음 등장하면서 사진을 찍는 씬을 보거나, 마지막에 벽에 붙은 사진속 사람들의 목소리들, 거울에 생기는 입김 등등을 본다면 말이죠. 즉, 애나는 산 채로 매장 당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애나는 왜? 엘리엇은 왜?
영화를 보면 크게 두 가지 의문이 생기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먼저 애나 쪽의
의문입니다.
그녀는 왜 그렇게 자신의 삶을 죽은 사람처럼 생기없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이것에 대해 영화가 보여주는 단면들은 사실 그렇게 정확히 설명을 해주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보면 왜 그녀가 이러한 일을 당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고 납득이 되지 않는 인과 관계로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추측키로는 아마도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가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집니다.
그녀가 수의를 입혀주는 엘리엇과 대화를 나누면서 고백하는(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듯한) 장면을 보면, 그녀는 자신이 궁극적으로 삶에서 원하는 것은 행복이며 그 행복은 누군가를 사랑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렸을 때 겪었던 뭔가의 트라우마로 인해 (아마도 자신의 어머니로 인한) 사랑을 한다는 것은 결국 상처로 끝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사랑을 불신하고, 채워가지 못하고... 그러니 결국 그녀는 행복할 수 없다는 불안감... 바로 이러한 것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이러한 백 스토리(Back Story)가 언급이 되긴 하지만 조금 뚜렷한 느낌이 아닌 상당히 모호하고 살짝 스치는 느낌으로만 지나가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캐치하지 않으면 사실 애나의 감정에 대한 의문이 잘 풀리지가 않는데요.
이렇게 모호하게 설명한 부분은 영화의 아쉬운 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그러면 엘리엇은 왜 사람들을 그렇게 산 채로 장례를 치루게 만들고, 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일을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생기게 되는데요.
그것 역시 영화 속에서는 애나와 대화를 나누는 엘리엇의 대사들 속에서 여러 번 강조를 해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엘리엇은 자신에게 이끌려온 사람들이 자기에게 와서야 비로소 삶에 대한 미련을 갖고 살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에 대해 '어차피 너의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그렇게 미련을 둘 가치도 없었고, 죽은 사람처럼 살았던 삶인데 왜 이제와서 미련을 갖는가?' 라고 일침을 가하며 죽음같은 삶을 진짜 끝내라고 주입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영화 전체가 만들어 놓은 애나와 엘리엇의 대립관계가 이 영화의 주된 갈등인셈이고, 두 사람이 부딪치면서 쏟아내는 긴장과 미스테리의 과정을 통해서 영화는 이야기 하고자 하는바를 전하려 하는 것이죠.
▶죽음에 대한 우화
이러한 이야기 전개와 그 속에 함축된 대사들의 의미로 생각해 볼 때 <애프터이펙트> 이 영화는 '죽음에 대한 일종의 우화'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아마도 엘리엇이란 캐릭터는 인간에게 가장 큰 공포인 죽음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끔 만드는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물론 현실적으로 영화 속에 설정된 그러한 그의 방법은 당연히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결코 옳은 것이 아니고 범죄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리키는 것은 그러한 범죄물로서의 장르나 내러티브가 아닌 미스테리와 판타지스런 심리물로서의 장치와 색채를 입히면서 내러티브를 진행해 나가면서 더욱 우화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죠.
자신의 삶을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던 애나는 자신이 죽은 사람이 되었다는 엘리엇의 말에는 강하게 반박하면서 아이러니하게 그때부터 삶에 대한 강렬한 집착과 욕망을 표출합니다.
그래서 죽음으로부터의 탈출을 계속해 시도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녀의 그러한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나면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애나의 심리 변화와 결국 그녀가 겪게 되는 마지막의 결론을 보여줌으로 영화는 우리의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하려던 것은 아닐까요? 이러한 우화의 형식을 빌어서 우리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당신은 살아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죽음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집니다~
재미있으셨다면 공감과 댓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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