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드 앤 굿 무비>에서는 일본의 이와이 슌지 감독, 마츠 다카코 주연의 1998년 작 <4월 이야기>에 대해 포스팅 합니다~
▶어떤 내용?
홋카이도에 살면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니레노 우즈키(마츠 다카코)는 도쿄에 있는 무사시노 대학에 합격해 대학 새내기가 되어 도쿄의 아파트에서 혼자 자취를 시작하게 됩니다.
가족들과 헤어져 자취방으로 이사온 첫날, 비처럼 쏟아지는 벚꽃 속에 정신없이 이사 짐은 들어오고 너무나 많은 짐들로 고민을 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무사히 이사를 마치게 됩니다.
대학 입학식도 치르고, 동기생들과 첫 소개와 인사도 나누면서 어색하고 멋쩍기도 하지만 그럭저럭 하나씩 설레는 대학 생활을 해나가기 시작하는 우즈키.
같은 동기인 다소 괴짜같이 보이는 사에코가 먼저 다가와 낚시 동아리를 권유하자 우즈키는 어색해 하지만 생소한 경험을 하고자 같이 활동하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기도 하고 이사 온 집의 맞은 편에 살고 있는 이웃 여자와 겸연쩍은 교류도 하면서 그녀는 시간날 때마다 무사시노도라는 서점에 들려 책들을 둘러 보고 구입 합니다.
사실 그녀가 이 서점을 자주 찾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고향에서 학교를 다닐 때 짝사랑하던 야마자키 선배가 그곳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선배 야마자키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갖고 있던 우즈키는 고3 수험생 시절에 이 서점에서 그가 알바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후배로부터 듣게 되고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이렇게 자주 서점을 가는 것이었죠.
그렇게 들르던 서점에서 어느 날 책을 계산하던 야마자키가 우즈키의 모습을 보고 낯익은 느낌에 그녀를 알아보게 되고 우즈키는 쑥쓰러워하면서 그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처음으로 좋아하던 선배와 설레임 속에 약간의 대화를 나누고 계산을 마쳐 서둘러 서점을 나서던 그때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우산이 없던 우즈키는 당황하게 되는데요....
▶풋풋함이 느껴지는 영상과 배우의 캐릭터
영화 <4월 이야기> 는 70여분 정도로 굉장히 짧은 러닝타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스토리의 길이가 적절한가에 대한 생각은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순 있겠지만 이야기의 집중도에 있어서는 과도한 늘어짐이 없어서 좋지 않았나 합니다.
사실 이 영화의 내러티브가 그렇게 복잡한 것도 아니고, 단조로운 서사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인 우즈키의 감정을 쭉 따라가며 감상하는 느낌이 강한데요. 그렇게 서브 테마들을 최대한 죽이고 한 점으로 집중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까닭에 그렇게 짧아 진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대신 그러한 스토리의 단조로움을 상쇄 시키고자 많은 힘을 기울인 것은 바로 영상이 갖는 예쁜 그림 엽서같은 아름다움과 리즈 시절의 마츠 다카코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앳되고 청순한 이미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이 두 가지 요소가 워낙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게 되거든요.
거기에 스토리 자체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고 갖고 있을 법한 짝사랑의 풋풋한 감성이 대학 새내기라는 환경의 설정과 맞물리면서 잘 설계가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죠.
가슴에 몰래 숨겨고 있는 사랑,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그러한 속에 놓인 사람의 설렘과 어색함, 쑥스러움 등등의 이러한 감성들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조각들로 계속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이와이 슌지 감독은 그러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오래된 감성의 부분들을 능숙하게 건드리면서 이 영화 속에 스며 들도록 놓아 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감독의 전작인 ‘러브 레터’ 에서도 그랬듯이 말입니다.
▶일본 순정만화 풍의 감수성
영화를 보면 다분히 일본 순정 만화틱한 부분들이 많이 느껴집니다.
우즈키가 왜 그렇게 서점을 자주 들르는 것인지 그 해답을 들려주듯 과거로 넘어가는 그녀의 회상에서는 우즈키의 나레이션과 함께 일본 만화의 단골 배경인 일본인들 특유의 학창시절의 모습과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 것이나 그녀가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만들게 되는 친구 사에코의 캐릭터도 연기 톤이나 하는 언행들이 엉뚱한 느낌의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것도 일본 영화나 만화 속에서 자주 엿볼수 있는 캐릭터죠.
거기에 자취방의 카레가 등장하고, 밴드를 하던 학교 선배를 짝사랑한다는 설정이나, 자전거를 타는 모습들의 컷들, 대학의 풍경들 등등...
이렇듯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중심의 감수성이나 곳곳에 등장하는 영화의 아기자기한 장소(공간)와 소품들의 모습들에서도 그러한 것을 많이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에서 일본 감독인 이와이 슌지가 갖고 있는 과거에서 현재를 관통하는 그리움의 정서들을 많이 느낄 수가 있는 것이죠.
긍정적 시각으로 보면 비교적 일본 문화에 익숙해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그러한 감수성들은 잘 이입이 되어 지기 때문에 영화 <4월 이야기>는 나라와 문화가 다른 우리들에게도 보편적 느낌의 감수성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질적인 부분도 있긴 하지만 말이죠^^
지금까지 봄에 어울리는 영화 <4월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우즈키의 귀여운 마지막 대사를 적으면서 이만 마칠게요~
성적도 나쁜 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담임선생님은 '기적' 이라고 했다. 어차피 기적이라고 부를 거라면... 난 그걸 ‘사랑의 기적’ 이라 부르고 싶다...
아, 사랑이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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