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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영화관

천녀유혼1 (倩女幽魂 , A Chinese Ghost Story , 1987)/볼만한 고전영화 추천 No.20

by 멀티공작소 2018.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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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1 (倩女幽魂 , A Chinese Ghost Story , 1987) / 인간과 귀신의 사랑

 

이번 <볼만한 고전영화 추천>에서는 1987년 한국에서 홍콩 영화의 붐을 일으켰던, 그리고 지금 봐도 여전히 재밌고 애절한 홍콩 영화, 정소동 감독, 장국영, 왕조현 주연의 천녀유혼1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원래 생각은 천녀유혼 시리즈인 1,2,3편 모두 해서 천녀유혼 트릴로지로 함께 포스팅을 하려고 생각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1편을 제외한 2편이나 3편은 원조 1편에 비하면 내용이나 재미 등 그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듯 해서 (리메이크도 마찬가지) 1편만 대상으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줄거리 

도적과 무사들이 칼부림을 일으키며 살인도 마다않는 옛날 중국의 어느 혼탁한 시대.

험난한 여정을 이끌며 세금을 징수하는 일을 하는 영채신(장국영)은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하던 중 도적떼와 한 무사의 칼싸움에 휩싸이고 겁에 질려 간신히 몸을 피해서 한 마을로 들어 오게 됩니다.

그렇게 마을에 온 그는 그곳에 있는 상점에 들려 장부를 보이며 세금을 걷으려 했지만 쏟아진 비에 장부는 글씨가 번져 못쓰게 되고 결국 다시 장부를 작성할 생각에 인근 주민에게 공짜로 묵을 곳을 물어 보게 되고 주민은 '난약사' 라는 폐허의 절을 알려주고 '난약사' 란 말에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주민들을 뒤로 한 채 영채신은 결국 그곳을 찾아가게 됩니다.

늑대들에 쫓기며 간신히 난약사로 들어온 영채신. 하지만 안에서는 이미 비를 피하며 만났던 무사와 또 한명의 정체모를 무사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었고, 그 과정에 난약사에 거주하며 귀신과 지내는 도사 연적하(우마)를 만나게 됩니다.

영채신은 그 둘을 피해 폐허로 된 방에 머물게 되고 그 사이 무사 한명은 미모의 귀신인 섭소천(왕조현)의 유혹을 받아 천년묵은 나무 귀신에게 기를 빨려 죽게 됩니다.

장부를 다시 만들던 영채신은 아름다운 악기(아마도 고쟁?)소리에 이끌려 가 그곳에서 소천을 만나게 되고 소천은 그를 유혹하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이때 나타난 연적하에게 함께 쫓기게 되면서 오히려 영채신의 순수함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 영채신과 소천. 하지만 나무귀신과 숙적인 연적하는 계속해서 그가 뭔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며 주위를 감시하고 영채신은 우연히 소천의 집에 갔다가 나무귀신에게 들킬 위기를 당하지만 소천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 나옵니다.

하지만 결국 나무귀신에게 들켜 영채신은 위기에 빠지고 소천은 그를 구하려 하지만 감당하지 못하고 그때 나타난 연적하가 나무귀신을 물리치고 그는 결국 영채신에게 소천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영채신은 처음엔 믿지 못하지만 결국 소천이 귀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를 거부하려 하지만 이미 서로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 두 사람은 그들을 보고 감동한 연적하까지 함께 나무귀신의 소굴에서 도망치려 합니다. 소천의 유골을 제대로 된 곳에 묻어주면 환생할 수 있다는 말에 그들은 그녀의 유골을 찾아 다른 곳에 묻어주려 이제 길을 떠나게 되는데요.... 

 

▣ 동양 판타지 영화의 매력을 주다

80년대 <천녀유혼> 1편이 우리나라에 개봉했을 때 그 반향은 대단했었습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이 영화가 그 당시의 동시 상영관(보통 재개봉관, 또는 삼류극장으로 불렸었던)에서 엄청난 히트를 이뤘다는 것이죠.

지금으로 얘기하면 가요계에 가끔있는 역주행으로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또 하나의 홍콩 영화인 <영웅본색> 1편도 이런 경우였습니다. 이후 홍콩 느와르라는 영화들은 계속해서 인기를 끌었었죠.

어쨌든 <천녀유혼>은 그렇게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가 되었고, 이후 2, 3편이 만들어지고, 수많은 아류작을 낳기도 한 그런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럼 무엇이 그 당시 그렇게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한 걸까요?

제 생각에는 우선 이 영화에 출연하는 왕조현과 장국영의 배우로서 갖고 있는 매력이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장신의 갸름한 얼굴과 신체에 동양적인 미모를 갖고 있는 왕조현은 이 영화에서 귀신 역할을 맡아 나무귀신을 위해 사내들을 유혹하는 연기를 펼쳤고, 또 나풀거리는 의상으로 허공을 가르며 신비감믈 더하며, 인간에게 애정을 품게 되는 애절함과 귀여움으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었죠. 그리고 영채신 역을 맡은 장국영은 당신의 앳되고 꽃미남형의 외모와 순수하고 순진한, 또 나름 의지가 충만한 캐릭터를 만들어내 관객들의 마음을 휘어 잡았습니다.

이렇게 두 남녀 배우의 케미의 흡입력이 대단한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또한 배우들의 이러한 매력에 더해 이 영화는 그때까지 보기 힘들었던 동양적인 판타지 스토리를 SF와 결합시켜 많은 볼거리를 만들었죠.

<천녀유혼>의 내러티브는 사실 우리나라로 치면 전설의 고향과 비슷합니다.

고대 중국을 시대적 배경으로 인간(사내)를 유혹하는 여자 귀신과 우연히 그 귀신을 만나 사랑에 빠져 그 귀신을 구해내려는 남자의 이야기. 단순한 내러티브임에도 제작을 맡은 서극과 정소동 감독은 이러한 영화의 내러티브에 영화의 SF 효과를 한껏 살려내 공중을 날아 다니며, 인간과 요괴가 무협 대결을 펼치는 특수효과들을 적절하고 자연스럽게 만들어내 이후의 영화들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겠죠.

이러한 당시의 홍콩 영화 특유의 무협 요소, 판타지적인 요소, SF적인 영상기법 등과 배우들의 신비한 매력의 요소들이 결합해 신비하고 재미있는 동양 판타지 영화가 나오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애절함이 덧입혀진 에로티시즘

다시 본 <천녀유혼>은 당시에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굉장히 에로한 부분이 많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우선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부터 보자면 귀신인 소천같은 경우 천년묵은 나무귀신(요괴)에 노예처럼 매여있는 신세라 그런 것이긴 하지만, 그녀의 임무가 남자를 성적으로 유혹해 관계를 맺을 때 발목의 방울을 울려 요괴를 부르고 요괴에게 남자의 양기를 바치는 그런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오프닝에 신비로운 춤을 추며 선비를 유혹하는 소천의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장면부터 굉장히 소천의 관능적인 이미지가 도드라지게 보여지죠.

이후의 몇몇 장면과 시퀀스에서도 그러한 소천의 관능적인 이미지의 설정은 여러번 보여집니다.

이 영화의 유명하고 인상적인 목욕 씬에서도 상체의 옷을 풀어 헤치며 욕통에 숨어있는 영채신과 물 속에서 키스를 하는 장면이나, 무사를 유혹하는 장면, 정자에서 영채신과 애정을 교감하는 장면 등등, 영화가 진행되는 곳곳에 이러한 에로티시즘적인 분위기를 여러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그러한 분위기가 성인 영화에서 보이는 노골적인 것과는 좀 차별성이 있긴 하죠.

오히려 관능적인 이미지를 조금씩 가미하면서 인간과 귀신의 관계라는 신비함을 더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 싶네요.

 

추억의 배우들

이 영화 <천녀유혼> 1편이 공개된 이후 주연을 맡았던 왕조현이나 장국영은 다작의 홍콩영화에 주연을 맡게 되면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됩니다.

특히 장국영같은 경우는 패왕별희나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에 자주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예술적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되는데요. 그의 그러한 연기자로서의 재능이 뜻밖의 죽음으로 끊어졌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그러한 미스테리한 자살은 지금도 가끔씩 음모론을 만들며 회자되고 있기도 하죠.

왕조현 역시 지금도 그녀의 근황이 가끔씩 매체의 기사에 오르며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기도 하죠.

사람은 누구도 시간의 강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니 나이가 들어가며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에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남녀 배우 모두 이렇게 <천녀유혼> 이라는 영화 속에서는 리즈 시절의 예전모습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니 영화의 힘은 참으로 대단 한 것 같지 않나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홍콩 영화의 고전 <천녀유혼> 1펀에 대해 포스팅 해봤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한번 꼭 보시라고 강추드리는 영화에요^^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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