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석양의 무법자>,<옛날 옛적 서부에서>에 이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영화 마지막으로 4시간이 넘는 아주~ 긴 러닝 타임만큼 제목도 긴 갱스터 무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할게요~
▣줄거리
(※내용 요약은 시간 순으로 합니다. 실제 영화는 과거, 현재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죠. 그리고 다수의 스포일러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상관없으신 분들만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1900년대 금주법 시대의 미국 뉴욕.
한 동네에 사는 10대 소년들인 누들스, 팻시, 도미닉, 필립(짝눈) 네 명은 패거리를 이뤄 술취한 사람 퍽치기하고, 자릿세 안내는 가판대에 불을 지르기도 하는 등 쉽게 말해 동네 10대 건달쯤 됩니다.
조직을 이끄는 누들스는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모라는 아이의 여동생인 데보라(아역: 제니퍼 코넬리)를 짝사랑하는데 배우를 꿈꾸며 춤을 연습하는 그녀의 모습을 몰래 훔쳐 보며 가까워져보려 하지만 데보라는 누들스가 동네 건달짓을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쉽게 마음을 허락하지 않게 되죠.
이렇게 지내는 네 명의 아이들 앞에 동네에 새로 이사를 오게 된 맥스가 나타나 가세하게 되면서 이들은 이제 단순한 동네 건달이 아닌 밀주를 하는 조직과도 일을 하게 되면서 많은 돈을 벌어 들이는 조직으로 활약(?)이 커지게 되죠.
하지만 그렇게 잘 나가는 그들 앞에 예전 그들의 상위 조직쯤 되는 벅시라는 사내가 총을 쏘며 나타나게 되고 그들을 죽이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린 도미닉이 총에 맞아 넘어져 죽게 되고 이에 격분한 누들스는 잭 나이프로 벅시를 찌르고, 그를 잡으러 온 경찰에게까지 흉기를 쓰게 돼 결국 불잡혀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긴 시간이 흐르고 청년으로 성장한 누들스(로버트 드니로)는 출감을 하게 되고 그를 마중 나온 것은 역시 성장한 맥스(제임스 우즈)였습니다.
맥스는 누들스를 데리고 밀주를 취급하는 자신들의 아지트인 모의 은밀한 뒷골목 식당으로 데리고가 다른 친구들과 만나게 하고 그곳에서 누들스는 아름답게 성장한 데보라(엘리자베스 맥거번)와도 조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데보라는 누들스에게 마음을 허락하진 않죠.
이렇게 다시 뭉친 이들은 친구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갱스터다운 일들을 벌여 나가기 시작합니다. 청부를 받아 보석을 털고, 반대 조직에 협박받는 노조원을 구출하면서 반대 조직에 린치를 가하고, 경찰 서장을 협박해 파업을 방해하는 경찰들을 철수 시키게 만드는 등등 온갖 돈이 되는 이권 사업들에 개입을 하는 것이죠.
그렇게 많은 돈을 벌고 갱스터 일은 잘 되가지만 누들스는 여전히 데보라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허전함에 계속 상처를 받게 되고 동료인 맥스는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조금씩 자기의 야심을 키우려 애씁니다.
그러던 중 이들에게 금주법이 폐기 된다는 청천벽력의 소식이 전해지고 사업의 앞길이 막막해져 초조해진 맥스는 연방 준비 은행(우리나라로 치면 한국 은행쯤 된다고 할까요?)을 털 계획을 말하며 조금씩 폭주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맥스의 모습에 내켜하지 않는 누들스는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하게 되고 결국 일을 벌이기로 한 그 날 경찰서로 전화를 합니다.
경찰의 손에 죽게 된 다른 동료들 세 구의 시체를 목격한 누들스는 아편굴로 갔다가 계속해서 도망을 치게 되고 보관함에 두었던 돈도 사라져 그는 결국 사람들 눈을 피해 먼 곳으로 다시 피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긴 세월이 흘러 이제 노년이 된 누들스는 자신이 자라고 활동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역시 나이 든 모가 여전히 운영하고 있는 식당을 찾아와 여러 얘기를 나누게 되고,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이장이 되어 버린 죽은 친구들의 묘지를 방문하고, 결국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이제는 나이 든 데보라까지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조금씩 자신을 파티에까지 초대를 한 정체불명의 베일리 장관과의 조우를 앞두고 그는 파티장으로 가게 되는데요...
▣황야에서 도시로 바뀐 무법자 시대
마카로니 웨스턴으로 서부의 무법시대를 그렸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이제 1920년대 미국의 뉴욕을 중심으로 금주법 시대의 갱스터들 이야기로 펼쳐 나가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때의 모습이 예전 서부의 모습을 다룰 떄와 그 모습 자체는 다르지만 속살은 비슷해 보이는 그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서부의 무법시대나 금주법 시대의 갱스터들이 활보하는 시대나 말이죠.
양쪽 모두 사람들의 삶은 팍팍하고 탈법이 판을 치며 폭력과 화약 냄새 진동하는 그런...
아마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시각에서는 두 시대상 모두가 비슷한 선상에 있는 시대의 모습으로 읽혀졌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옛날 옛적 미국의 모습을 갱스터들의 이야기로 들여다 본다는 큰 그림이 있지만서도 사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끌고가는 중심축은 사람의 이야기로 느껴집니다.
즉, 여러가지 정치적 색깔이나 사회적인 프로파간다 보다는 인간의 속성, 우정이나 사랑, 의리, 배신, 욕망, 음모 등등의 사건과 감정선이 더욱 강하게 도드라져 보인다는 뜻인거죠. 물론 전자와 후자는 연결될 수밖에 없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봤을 때 이 영화는 개인들의 역사를 통해 사회적 역사의 모습을 응축시킨 그러한 영화로 볼 수 있을듯 싶습니다.
▣혼란스러움을 주는 서사 형식
4시간이 약간 넘는 긴 러닝타임 버전(이 영화는 여러 버전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을 집중해서 보기가 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다 영화의 편집(이야기의 진행) 또한 마치 퍼즐 조각을 늘어 놓은 것처럼 영화의 현재와 과거가 인물들의 청소년기, 청년기, 노년기로 나뉘어 보여지면서 마구 뒤섞여져 있어 스토리의 진행을 읽어나가는데 혼란스러움을 주기도 합니다.
설상가상,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아주 난해한 컷들까지 종종 집어 넣어 놓기도 하는데요. 이로 인해 영화를 읽어 나가는데 다양한 억측과 해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것을 감독의 의도로 생각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로인해 내러티브는 더욱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지며 이러한 복잡성이 결국에는 어떤 허무주의의 느낌으로까지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감독이 이러한 편집과 내러티브를 의도한 것이라면 그렇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인간의 삶 자체가 이렇게 복잡한 것이며 다양한 퍼즐들을 스스로 품고서 한 평생 살아가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요?
동성간, 이성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는 정말로 다양한 감정과 상황들이 일어나며 저마다의 삶은 엮어 있는 것이고, 아둥바둥 욕망에 충실하면서 살아가지만 결국 끝에는 남는 허무함...
저 개인이 갖게된 이 영화의 느낌이긴한데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이번에 새롭게 영화를 다시 보며 느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새롭게 느껴졌던 부분
이번에 다시 이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봤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느낌을 갖게 된 것은 영화의 시작과 끝부분이 눈에 띄였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 생각이기는한데 영화를 잘 보면 시작과 끝, 그러니까 오프닝과 에필로그가 모두 누들스가 아편굴에서 아편에 몽롱하게 취해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아편은 강력한 마약입니다.
누들스는 현실의 괴로움과 상처를 잊기 위해 아편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가 겪는 상처라는 것은 영화를 보면 특히 사랑하는 여인 데보라와의 어긋나는 관계, 사랑할 수록 더욱 멀어지려고만 하는 그녀에 대한 상처와 꺾이는 욕망의 대체제이고, 동료들과는, 특히 맥스와의 관계에서 서로가 사회적으로 이루고 추구하려는 욕망의 충돌에서 또한 겪게 되는 상처와 아쉬움의 위로로서의 행위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들었던 생각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은 이미 경험한 사실이니 기억과 추억의 회귀로 읽혀질 수 있을 듯 한데 문제는 노년의 모습들과 이때의 여러 에피소드들은 혹시 이것이 아편에 취한 상태에서 보여지는 어떤 내면의 환상같은 것(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닌)으로 그려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소설 구운몽의 스토리 구조처럼 말이죠. 깨어나 보니 꿈이었다는.... 또는 장자의 호접몽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나름의 생각에 영화의 시작과 끝은 상당히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의미가 크기에 그러한 느낌이 든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왜 굳이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이 장면을 시작과 끝에 넣었을까요?
어쨌든 예술의 해석은 예술가가 어떤 의도를 가졌다고 해도 결국은 그 예술을 접하는 대중의 몫이니 해석은 각자의 취향대로겠죠.
오늘은 이렇게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시간 되실 때 한번 감상하시길 추천 드리며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OST 들어 보시죠.
Danish national symphony orchestra의 연주입니다.
출처: https://youtu.be/yRDDflQlv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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