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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액션!!

아이리스,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by 멀티공작소 2009.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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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으로는 어제, 드디어 드라마 <아이리스>가 대망의 종영을 맞이 했습니다.
마지막 방영이 끝난 후 나오는 기사들 중 많은 것이 실망스런 결론이었다는 기사더군요. 저 역시 마지막 회를 쭉 지켜보면서 기사나 사람들의 의견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그런 실망감을 갖는 데는 이미 조금 예상이 되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로서는 솔직히 1회를 보는 순간부터 부실한 부분들이 쌓여져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처음 <아이리스>란 드라마가 만들어 진다고 했을 때 기대가 컸습니다. 제가 보는 한국 드라마가 거의가 트렌디 드라마 아니면, 요새 흔하게 회자되는 이른바 '막장 드라마'가 대세란 생각이었거든요.
저 개인의 선호하는 드라마 장르의 취향 때문이겠지만 <아이리스>의 등장 소식을 접했을 때 오, 드디어 한국에서도 이런 첩보 드라마가 가능해지는 건가, 란 생각에 드라마를 반가운 마음에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1회를 시작으로 대장정을 시작한 대작드라마 <아이리스>가 어제 드디어 종영을 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으로 제 소감을 한번 얘기해 볼까 합니다. 




한국형 첩보 드라마의 가능성을 스스로 한계를 그어 버린 극본



라마 방영 초반부터 모방에 대한 얘기가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설정, 연출과 촬영 방식 등에서 말이죠.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고 봅니다. 저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그런 이야기 들중 많이 언급되는 것이 여러 첩보 영화들, 특히 허리우드 영화인 <본> 시리즈와 미국 드라마 <24>에 대한 얘기가 많았죠. 확실히 그 영화와 미드를 보신 분이라면 아마도 <아이리스>를 보면서 그 드라마(영화) 속 장면을 많이 떠 올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를테면 이병헌이 분한 김현준이라는 캐릭터는 그의 상황들이 제이슨 본의 느낌이 강하고, NSS조직은 그 본부의 분위기나 인물들의 구성 설정이 <24>의 CTU (Counter Terrorist Unit) 와 흡사하다는 것이죠. 그것은 바꿔 말하면 <아이리스> 라는 드라마의 전체적인 톤이나 설정이 그다지 독특한 것은 아니고 스토리의 전개에서도 독창성은 떨어진다는 얘기가 될 듯 싶습니다.
물론 한국의 드라마이니 한국드라마로서의 특징은 존재하죠. 대표적인 장치가 바로 남북의 상황을 다룬다는 것과 한국드라마의 주 종목인 연애(멜로)코드입니다. 그외에는 여러가지 이전에 나왔던 첩보물들의 클리쉐를 많이 쫓아간 것을 아마도 부정하기는 힘들듯 싶네요. 

여러 번 이야기가 되어온 스토리 진행에서의 과도한 점프도 시청자에게 혼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정된 러닝타임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소화해내기 위한 사건의 기승전결을 흐트러트리는 과도한 멜로 장면들이 굳이 필요 이상의 신파분위기로 들어가야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제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 중에 하나는 이야기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활을 해야 할 NSS 조직과 첩보원 캐릭터들입니다.  
그것이 또한 이 드라마의 극본이 갖고 있는 설정의 한계라는 생각인데요. 한국의 문제를, 한국인 첩보원이 액션을 취하면서 움직이는 드라마라면 한국형의 첩보원상을 조금 더 고민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약간의 모방을 하는 것이라면 단순한 설정이나 분위기를 따를 것이 아니라 앞선 작품들이 어떻게 첩보 세계의 첩보원 캐릭터들을 그려 내는지 그 디테일한 리얼리티와 묘사를 연구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까닭은 제가 느끼기에 도대체 NSS 조직이나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에, 무슨 신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인지 도무지 와 닿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또 초반에 보여줬던 여러 추격 장면들에서 나오는 CCTV나 위성추적 같은 것은 앵글이나 화면의 속도감이 저게 과연 가능한 것인지 사소한 리얼리티까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나중엔 정작 위성감시나 추적 등이 필요한 곳에서는 그런 건 아예 취급도 안하는 까닭은 또 뭘까요. 

이런 것은 그나마 사소하게 넘어가도 그만일지 모르지만 앞서 언급한 첩보원이라는 캐릭터의 문제는 전체적인 드라마 장치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분명 드라마 속 인물들은 한 국가의  안보와 안위를 담당하는 비밀요원들일텐데 그들에게서는 그런 것을 거의 느낄 수가 없었거든요. 그들이 열심히 이야기를 따라 뛰어 다니고는 있지만 그들에게서 어떤 단련된 목적의식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 다는 겁니다. 뭘 위해서 NSS라는 조직에 있는 건지, 그들의 중심에는 뭔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잘 훈련된 요원들이란 느낌도 그다지 들지 않구요.
어제 본 마지막 회에서조차 그런 느낌이 들어 끝까지 이 느낌은 사라지지가 않았습니다. 

비교를 당하고 있으니 조금 비교를 해보자면 <24> 같은 경우 CTU 라는 조직의 인물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아주 충실합니다. 아니, 조직에 충실하다고 보기보단 그 조직의 목적에 충실하단 표현이 맞겠군요. 그 목적이란 것은 말하면 낮 뜨거운 것이지만 '미국의 안보' 죠. 그 안보라는 것은 결국 미국 자국의 국민에 대한 안보기도 하고요.
그런 뚜렷한 조직과 인물들의 목적의식이 있어서 그것을 토대로 그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과 설정의 스토리 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그 안에는 가족, 국가, 물론 남녀간의 애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그런 속에서 인물들의 동선이 그려지는 것이죠. 
등장인물 중 주인공인 '잭 바우어' 는 그러한 것을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안보' 를 지키는 이유라면 망설임 없이 너무 과장한다 싶을 정도로 과격해지는 캐릭터입니다. 그로인해 많은 오해와 갈등이 만들어지고 충돌하면서 그로인해 드라마의 긴장과 서스펜스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아이리스>가 정말로 첩보 드라마로서의 제대로 된 드라마 성격을 보여 주려면 그러한 장치들을 좀더 고민해 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결국 드라마의 설계도인 극본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겠죠. 명확한 캐릭터의 목적과 사람의 긴장을 이끌어가는 그런 탄탄한 스토리 구조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이리스>는 그나마 현준 캐릭터가 스스로의 목적성을 드러내지만 사실 그에게서도 첩보원으로서의 투철함은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에게는 승희라는 존재가 확실히 그러한 목적성에 부합하겠지만 이 드라마가 첩보 드라마라는 장르를 표방하는 것이라면 좀더 그 첩보원으로서의 모습이 탄탄하게 느껴져야 했던 것 아닐까요?
나머지 다른 인물들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 이구요.

이런 여러 측면에서의 극본에 대한 고민이 좀더 있었다면 탄탄한 드라마가 되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것에는 여러가지 이유와 상황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모든 부분에서 스스로 한계를 그어 너무 시청률에만 안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결코 적지 않은 스케일의 제작비 



람들의 의견들 중 이런 얘기들을 많이 봅니다. 
'미국과 한국은 제작비의 규모나 스케일부터 다르다'
맞는 얘깁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분을 조금 상대적으로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200억이라는 제작비를 미국 드라마의 시스템에 맞추어 생각한다면 당연히 얼마 안되는 것이겠지만 한국에서는 다르죠. 
자꾸 비교하긴 싫지만 다시 한번 비슷한 드라마 형식인 <24>와 한번 대비시켜 보죠. 
<24>는 형식 상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매 시즌 24부작이고 미국내에서만 거의 모든 얘기가 이뤄집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장면들이 LA에 있는 것으로 설정된 CTU 본부 장면들이죠. 
반면 <아이리스>는 해외 장면은 물론이고 액션을 위한 많은 총격씬, 많은 세트들, 야외 로케가 등장하는 드라마 입니다. 언뜻 물리적인 스케일을 본다면 오히려 <24> 보다도 더 스케일이 넓어 보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아이리스>는 결코 스케일 면에서 결코 꿀릴게 없는 것이죠. 

결국 드라마의 재미라는 것은 그런 스케일도 나름 중요하겠지만 작품의 스토리가 말해주는 것이라 봅니다. 
사람들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것은 스케일이 크거나 작아서가 아니라 결국 스토리와 캐릭터 라는 얘기죠. 




배우의 연기, 배우의 네임벨류가 만든 시청률



라마가 그나마 그렇게 성공적인 30%대의 시청률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마도 결국 이병헌이라는 배우와 김태희라는 배우의 연기, 그리고 그들의 네임벨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륜있는 조연들의 연기 자체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역활 자체는 너무나 한계가 있었다고 여겨지구요.  
그러니까 이병헌과 김태희의 멜로코드가 주효하게 받아 들여진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죠. 첩보 드라마가 멜로코드로 호응을 얻었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저는 개인적으로 김태희에 대해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습니다. 그녀의 캐릭터는 말 그대로 멜로 코드를 위한 캐릭터였으니까요. 처음 드라마를 볼 때는 그래도 '첩보 요원'으로서의 역활도 기대를 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최승희의 이 드라마에서의 역활은 딱 그대로 현준의 사랑의 대상인 것이지 첩보원으로서의 역활이 아니었던 것이죠. 
어제 마지막 회를 보니 역시 그런 생각이 비슷했구나 느꼈습니다. 뭔가 반전을 쥐고 있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겨주더니 결국 그런 식의 결말로 가버렸으니 말이죠. 맥 빠지는 얘기죠. 

<아이리스>를 보는 동안 이런 식의 실망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앞서 길게 지껄인대로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첩보 드라마로서의 캐릭터치고는 전혀 첩보원스럽지 않고 투철하지도 못한 목적 의식, 그렇게 캐릭터가 부실하니 그들이 장애물을 만나 해결하려고 이리뛰고 저리뛰어도 별로 공감도 가지 않고 얘기도 겉도는 것이죠. 







좀더 고민하기를 바라는 시즌2



제 제작사 측에서 시즌2를 제작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시청률로 보면 성공적이니 그런 기획을 가질만도 합니다. 하지만 좀 우려도 됩니다.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 내에서 과연 시즌2가 가능한 것인지 말이죠.
그저 개인적인 생각으론 세세한 상황과 전제 조건은 모르지만 시즌2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갖춰줘야 하는 것 아닌가 봅니다. 
무엇보다 앞서 제작된 시즌과의 연계성이겠죠. 그 연계성은 스토리의 연계성도 필요하겠지만 드라마의 설정들, 이를테면 <아이리스>에서는 NSS의 설정이나, 인물들의 설정이 연계가 되어야 하겠죠. 약간의 인물들의 교체가 있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이 교체가 되면 좀 맥 빠지는 일이죠. 

하지만 이미 주요한 인물이었던 이병헌은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뭐, 이미 마지막 회에서 죽은 것으로 마무리가 됐으니 나오고 싶어도 이젠 안되겠지만. 김태희는 어떨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차후에 소식이 있겠죠.

다른 배우들이나 나머지의 기본 베이스들은 그대로 가져 갈 수 있을지도 조금 의문이 듭니다. 그런 것이 몽땅 싹 교체되어 버린 시즌2 라면... 그걸 과연 시즌2라고 부를 수 있을지.

어쨌든 기대는 해봅니다. 서두에서 말했듯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시청자로 말이죠. 
하지만 제작진에게 바라는 것은 만약 시즌2가 어떠한 형태로든 다시 제작이 실현된다면 먼저 극본에, 디테일하고 탄탄한 스토리 구성에, 좀더 개성있는 에피소드와 인물들을, 세심한 리얼리티에, 많은 고민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나 비판만 한 것 같아서 좋은 얘기로 끝을 맺을까 합니다. 
어쨌든 <아이리스>의 시도는 한국 드라마의 한단계 도약에 도움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하우라는 것은 단번에 쌓아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말도 안되는 막가파식 드라마들도 방영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판에 좀더 많은 드라마 제작사들이 모험이 되더라도 이런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제작을 위한 도전이 계속 있길 기대합니다. 비록 시청률이 좋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그러한 시도들이 결국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수 있을 것이고 정말로 명품다운 명품 드라마도 나오는 것일테니까요.

다음을 준비하면서 좀더 한단게 또 올라선 그런 한국 드라마를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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