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데이빗 핀쳐 감독, 에드워드 노튼과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1999년 작품 <파이트 클럽>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할게요~
(※주의!!
이 영화는 내용상 후반의 반전이 굉장히 중요한 설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그 설정이 언급되지 않을 수 없는지라 양해해 주시고, 영화를 아직 못보신 분이라면 감상 후에 블로그 포스팅 내용을 봐주시길 추천합니다~)
▣줄거리
자동차 리콜 심사관으로 일하는 잭(에드워드 노튼)은 비행기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하면서도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늘 몽롱한 상태로 힘겨워 합니다.
그런 그의 유일한 취미는 이케아 잡지의 가구목록을 보고 특이한 가구들을 사들여 집안을 채우는 것.
결국 불면증으로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을 한 잭은 대화 중에 고환암 환자들의 모임을 알게 되고 그곳에 가게 되죠.
암도 걸리지 않은 멀쩡한 잭은 죽음을 앞에둔 암환자들 모임에서 밥을 비롯한 다른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후 희안하게 잠을 잘 잘수 있게 됩니다.
그런 효과(?)에 잭은 모임 중독자가 되어 피부암, 알콜 중독자들 등등의 각종 모임을 쫓아다니며 참석하게 되는데 어느 날부터 자신처럼 가짜 환자로 모임들을 참석하며 돌아 다니는 말라(헬레나 본햄카터)의 등장으로 잭은 예전처럼 불면증에 다시 시달리게 되죠.
결국 잭은 말라를 붙잡고 저지시키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그녀와 참석할 모임을 요일과 시간대로 나누기로 합의를 합니다.
그렇게 그녀와 헤어진 후 계속해서 비행기로 돌아다니며 일을 하던 잭은 비행기에서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이라는 비누를 판매하는 사내를 만나게 되고 흥미를 느끼게 되죠.
그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 잭은 집이 원인불명의 폭발로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것을 알게 되고 하루밤 묵을 곳을 찾던 중 기내에서 명함을 받아뒀던 타일러에게 전화를 해서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타일러를 만난 잭은 그와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눈후 돌아가려 하는데 갑자기 타일러가 그에게 막싸움을 제안하고 잭은 처음에 황당해 하지만 결국 그와 주먹 다짐을 벌입니다.
잭은 이러한 상황에 오히려 시원함을 느끼고 그렇게 타일러의 허물어 질듯한 폐가같은 집에 그와 함께 머물게 됩니다. 그러면서 밤마다 길거리에서 싸움을 벌이는 두 사람.
그런 그들을 흥미롭게 보는 다른 사내들이 하나둘씩 참여를 하면서 그 모임은 점차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지하 모처에 아지트까지 생기며 그렇게 파이트 클럽이 조직되게 됩니다.
자신들만의 규칙까지 만들며 점차 숫자가 불어나는 클럽.
그리고 잭은 우연히 잊고 있던 말라와 연락이 닿게 되고 그는 그녀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지만 어찌된 셈인지 이로인해 타일러와 말라가 관계를 갖게 되면서 복잡한 심정이 되죠.
그렇게 규모를 늘려가던 파이트 클럽은 어느 날인가부터 타일러의 지시로 사회적 일탈을 벌이는 조직으로 변모해 가고, 그 일탈은 점차 스케일이 커져가기 시작합니다.
말라와 타일러가 여전히 남녀 관계를 맺는 것과 파이트 클럽 회원들의 사회에 대한 적대적이고 일탈적인 조직적 행위들로 잭은 점차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홀연히 타일러는 자취를 감추게 되고 파이트 클럽에 참여한 밥의 죽음을 맞게 되자 잭은 뭔가 일이 잘못되어 가는 것을 깨닫고 미국 곳곳을 찾아 다니며 타일러의 행방을 수소문합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뭔가 이상한 기시감을 느낀 잭은 결국 타일러의 정체를 알게 되고 뜻밖의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되는데요....
▣현대에 길들여지는 남성
영화 <파이트 클럽>을 보고 있자면 현대를 사는 남성들이 얼마나 길들여진 순한 양이 되어 삶은 살고 있는지 느껴지는 기묘함이 있습니다.
그렇게 일, 직장, 자본, 허약해진 육신 등등의 현대를 대변하는 사회적 순응의 요소들에 길들여진 채로 야성을 잃어가는 사내들에게 이 영화는 뭔가 그러한 잃어버린 야성을 다시금 솟구치게 만드는 멋들어진 요소들이 담겨 있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되찾은 야성이 과하면 야만이 되어 버리는 것은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는데 아마도 이러한 부분에서 잭이 후반부에 혼란스러움을 겪는 부분으로 이야기 되어 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영화의 모든 관점은 바로 잭의 관점으로 진행이 이루어 지는데 이야기 시작에서 끝까지 흘러가는 그의 관점을 쭉 따라가면 이 영화는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는 영화는 아닙니다.
처음 그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그러한 육체적 병증에 퀭한 의식으로 조사관 일을 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구매의 욕구에 순응하는 것이 나레이션과 함께 진행되는 것을 보면 1999의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현대를 살아가는 남성의 모습도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던 그가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모임들을 가서 자기와는 너무도 다르게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들을 관망하며 위안과 속박에서의 자유를 얻는 것을 보면 아마도 그는 죽음을 앞에둔 이 사람들과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면서 묘한 상대적 안도감을 찾은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곧잘 타인의 고통스런 모습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고통스런 것들을 극복하는 모습들이 있곤 하지 않던가요?
그런데 여기서 잭은 뜻밖의 방해물을 만나게 되는 거죠.
바로 여성인 말라의 등장이요.
▣잠재되어 있던 야성을 깨우다
이 영화에서 말라의 등장하는 시점과 타일러가 등장하는 시점은 이야기의 기조를 전환시키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을 합니다.
우선 말라의 등장은 여성은 영화 속에서 두 가지의 또 다른 요소를 느끼게 해주는데요.
하나는 잭 안에 잠재된 남성의 본능적인 성적 욕구를 건드리는 것이겠고, 다른 하나는 멀쩡한 몸으로 환자들 모임을 쫓아 다니는데에 대한 자책감을 깨우는 것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두 가지 모두가 잭에게 있어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평화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고 그는 생각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왜냐면 잭은 자유롭고 싶거든요. 자신을 속박하는 것들로 부터 말입니다.
이렇게 말라의 등장으로 예상밖의 방해로 일격을 당한 잭은 결국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그것에 구현된 것이 바로 타일러의 등장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영화의 아주 큰 반전인 타일러의 등장은 잭의 내면에 갖고 있던 야성을 일깨우는데 아주 직접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요소로 등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이 아주 원초적이고, 동물적인(그러니까 인간도 결국 동물의 한 종류겠죠?) 잊었던 야성을 일깨우는 방식인 것이라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렇게 파이트 클럽이 만들어 지는 것이죠.
▣과유불급, 멈추고 싶었던 잭
그런데...
그렇게 잭은 자신이 일구어 놓은 파이트 클럽의 순수한 야성의 세계를 어느 순간부터 지나치게 막 나가는 스케일로 만들어 가는 타일러의 행동에 불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은 앞서 말라로 인해 느꼈던 그 방해로 인한 불안함과 일맥상통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말라에 대한 애정까지 겹치게 되면서 잭은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 들어가 버리게 되는 것이죠.
잭은 자신의 행위에 적정선을 유지하고 싶어했지만 그의 분신인 타일러는 잭 내면의 거침없는 돌진을 대변하는 인물답게 멈추지 않고 선을 넘어 다 엎어 버리고 싶었던 것이죠.
자본을 바탕으로 신뢰, 신용사회라는 것을 볼모(빚) 삼아 더욱 남성들 길들이기에 여념이 없는 카드회사, 정보센터 등을 일거에 날려 버림으로써 말입니다.
잭의 분신 타일러는 바로 그렇게 하는 것이 혼란스럽고 순수한 야성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라 믿은 것이죠. 그리고 그것은 결국 잭이 내면에 가진 자신의 욕망과 의식이 외면으로 표출된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잭은 희안하게도 평소에는 그렇게 못미덥게 생각한 말라의 위기를 막아주려는 과정에서 타일러의 행동이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타일러의 계획을 막으려고 뛰어 다니게 되는 것이죠.
▣데이빗 핀처 감독의 연출
감독인 데이빗 핀처가 참 재능있는 감독이라고 느끼는 것은 앞서 얘기한 이러한 스토리 라인과 캐릭터들을 표현해 내고 영상으로 연출해내는 방식을 재미있고 다채롭게 연출해냈다는 이유입니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디테일의 묘사들, CG를 통해 비주얼화되는 잭 집의 폭발이라던가, 몸 속에서 시작되어 잭의 땀구멍까지 거쳐 피부로 이어지는 오프닝의 장면이라던가, 이케아 가구의 구입의 묘사 등등 곳곳에 인상적인 영상 연출이 느껴지죠.
그리고 영화를 보시면서 발견하셨는지 모르겠지만 타일러가 본격적인 등장을 하기 전 한 프레임씩 깜빡하고 잭의 시선 앞에 등장하는 설정. (여러 번 등장하니까 잘 찾아 보시길...)
점차 잭의 내면 일부가 타일러라는 인물로 구체화되고 외부로 표출되는 과정을 이런 식의 영상기법으로 표현해 내는 것도 데이빗 핀처의 영화적인 연출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은 영화 <파이트 클럽>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늘 영화 포스팅을 하며 하는 말, 아직 못 보셨다면 추천 드린 다는 것.
오늘도 이걸 끝으로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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