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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영화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 2003) -볼만한 고전영화 추천 No.10

by 멀티공작소 2018.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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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 2003) /  낯선 곳의 남과 여 

 

이번 올드 앤 굿 무비에서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 빌 머레이과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내용?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밥 해리스(빌 머레이)는 일본에 광고 출연차 오게 됩니다.

며칠을 홀로 호텔에 숙박을 하면서 일이 있는 날은 그나마 여성 통역자가 의사 소통을 해주지만 나머지 시간들은 주로 홀로, 그는 말도 통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공허한 외로움 속에 보내게 됩니다.

한편 밥이 묵고 있는 같은 호텔에는 결혼한 지 얼마 안된 남편의 일 관계때문에 함께 동행해 일본에 오게 된 샬롯(스칼렛 요한슨)도 머무르고 있는데요.

그녀 또한 남편이 일을 나가 있는 동안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외롭고 공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중이었죠.

이 중년의 남자와 신혼의 20대 여자인 두 남녀는 그렇게 낯선 이국 땅의 호텔의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고, 결국 서로 대화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씩 친밀해져 가죠.

잠이 오지 않는 밤에 함께 바에서 술 한잔을 마시기도 하고, 샬롯이 일본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자리에 밥이 동행해서 파티나 노래방에서 여럿 현지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둘의 관계는 조금씩 더욱 친밀해져 가고, 호텔방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영화를 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밥은 광고 촬영과 TV출연 등의 일본에서의 활동을 마무리 하고 이제 다시 미국으로 떠나게 되는 시간이 되는데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던 중 밥은 우연이 차창 너머로 길을 가는 샬롯을 발견하고 차를 멈춰 그녀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깊은 포옹과 키스를 나누며 그녀의 귀에 뭔가 속삭이는데요...

 

▶당신의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

 

먼저 영문 제목인 <Lost In Translation>을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라고 한국어로 번역이 한 것은 아주 잘된 번역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주인공 남녀의 이국 땅에서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실제 그들이 언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그러한 상황들을 중의적으로 잘 함축 시킨 문장이라고 생각이 드는 군요.

영화는 일본이라는 생소한 언어와 문화가 존재하는 곳에 온 미국인 남녀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의 사랑과 삶이 타인들과 서로 소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비유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거 생각해 보세요~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데도 말이 안통하는 그러한 관계. 누구든지 그러한 관계의 경험이 있는 것 아닐까요?

반면에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지고 있는 관계이지만 사람이 가진 공통적인 정서와 감정으로 소통이 되고 이해를 하게 되는 그런 관계도 또한 경험해본 일이 있을 겁니다.

이렇듯 영화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단순히 '말' 이라는 소통의 수단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영화 속 밥과 샬롯이 느끼는 외로움의 실체는 단순히 자신들의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 와 있다는 외로움이라기 보다는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타인과의 관계, 즉 두 사람같은 경우는 부인과 남편이 될 수 있겠는데,

무엇보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데에서 오는 그러한 외로움과 공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에게 통역이 필요한 이유

 

그렇게 함께 있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원래의 영문 제목처럼 통역을 잃어버린 두 남녀 주인공은 결국 서로 호텔에서 우연히 만나 처음 만나는 낯선 사람과의 어색함을 넘어서고 조금씩 친밀해져 가는 관계로 발전하면서 그 통역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렇듯 사람이라는 존재는 언어의 통역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대부분은 감정의 통역이 필요할 때가 많은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 내가 진짜 전하고 싶은 실체... 이러한 것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온전하게 전한다는 것이 정말로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것이 어렵기에 사람은 외로워지고, 또 공허해 지는 것 아닌가요.

영화 속에서 특히 결혼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샬롯은 사실 누구보다 행복에 젖어 있어야할 신혼임에도 계속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외로움과 공허함으로 눈물까지 보입니다.

그나마 밥은 많은 경험있는 중년 남성이기에 샬롯과 비슷한 감정을 가지면서도 스스로 그러한 것들을 삭이는 방법들을 어느 정도 터득한 사람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그는 대사 속에서 이런 말도 하죠.

샬롯이 사는 게 힘들다며 나이가 들면 좀 나아지냐는 질문을 하는데요, 밥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될 수록... 주변 상황에 덜 흔들리게 되지..."

 

▶어차피 사람은 '완전 소통' 은 어려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보면 개미들을 더듬이를 붙여서 '완전 소통' 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상대가 느끼는 모든 생각과 감정, 고통 등의 감성과 정서를 고대로 느낄 수가 있게 되어 있다는 것이죠.

참,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요? 소설을 읽고 있자면 어느새 개미와 비교되는 인간은 정말 열등한 생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드는데...

어쨌든. 사람은 그렇게 개미처럼 상대와 완벽한 소통을 하지는 못합니다. 애초에 완벽한 존재도 아니구요.

한편으론 그러한 '비어있음' 이 있음으로 해서 사람이란 불완전의 존재로서 좀더 의지를 갖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영화 속 밥과 샬롯의 관계와 그들의 행로를 쭉 따라가며 보고 있자면, 그들 두 사람 또한 서로를 완전히 알고 느끼고 있다고 생각이 들진 않지만 적어도 그들의 관계를 이어주고, 공감과 감정이입을 하게 해줄 수 있는 많은 통역의 장치들은 있었던 것이라 여겨집니다.

사람에게는 이러한 것들이 필요한 것이겠죠.

서로가 서로를 완벽하게 알 수 없는 것이라면 서로가 서로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무언가....

진심이 깃든 사랑? 아니면 배려와 이해? 기타 등등... 무엇이라고 딱 단정을 지을 수는 없는 것이라 생각이 드는 군요.

영화를 보다 마지막에 밥은 과연 샬롯의 귀에 무슨 말을 속삭인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샬롯은 미소를 짓죠.

아마도 관객들로 하여금 상상해 보시라는 연출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감독과 배우에 대한 짧은 부연

이 영화는 그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 좋았습니다.

영화의 전체 흐름이 감정의 기복이 심한편도 아니고 어쩔 때는 관조적으로, 어쩔 때는 섬세함으로 연출이 되어 있는 영화 같습니다. 그건 아마도 감독인 소피아 코폴라의 연출이 그러했기 때문이겠죠.

아버지인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대부3에 출연해 배우로서의 자질도 보였던 그녀가 이 영화에서는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충분히 보였던 것 같습니다.

남자 주연인 빌 머레이에 대해서야 뭐 특별히 말할 것도 없이 뛰어난 배우인 것이고요,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좋았던 건...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앳된 초창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

 

이상으로 포스팅은 여기까지로 마치도록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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