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자작소설13

[창작단편] 살의의 시대 이제 온 세상의 사람들은 죽임을 당했다. 피가 끓는 것처럼 살의에 몸부림치던 사람들도 이제 여섯 명만이 남아있다. 그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는 나도 알지 못한다. 다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리들은 끊임없이 살의에 몸을 맡겨야 했고 타인을 죽임으로써 그 악독한 욕망의 끝을 보기를 원했다. 그 후라는 것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오로지 살인! 어떻게 해서든 타인을 죽임으로써 자신들은 안심할 수 있는 끔찍한 시기인 것이다. 어쩔 수가 없었다. 타인들의 존재는 자신들에게 위협의 존재였다. 언제 어디서 그들은 살인자로 돌변해 자신들의 숨통을 끊어 놓을지 몰랐고 언제 자신들을 쓰레기를 짓밟듯이 눌러버릴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오로지 내가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존재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변했다... 2011. 1. 10.
[창작단편] 비누의 요정 나는 ‘비누’ 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비누의 요정’ 이라고 부른다. 그녀와 내가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한 6개월 전쯤 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리고 그날은 기분이 상쾌해지는 비가 내리고 있는 날이었다. 같은 비라도 그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난 알고 있다. 내가 느끼기에 그 날의 비는 상쾌했다. 분명하다. 어쨌든 그날 난 처음으로 그녀를 만났다.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첫인상이라는 것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의 대한 첫인상은? 이런, 내가 왜 그녀를 요정이라고까지 표현을 하겠나? 그것으로 대강 알 수 있잖은가? 그래도 필요하다면 그녀에 대해서 몇 가지 얘기해 보도록 하겠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가 독신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내게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 2010. 7. 13.
[자작단편] 동물원 오후의 비 몇 해 전인가 오늘처럼 스산하게 비가 내리던 날에 동물원을 갔던 적이 있었다. 물론 가기 전부터 비가 온 것은 아니다. 제정신이 아니고야 비가 오는데 동물원에 갈 리가 없지 않은가? 그저 하늘은 맑았다 개였다를 반복하면서 심술을 부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깊게 각인된 이미지로서 그날 동물원의 정경은 꽤 인상에 남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때 그곳에서 뭔가 기막힌 사건이 있었다거나 로맨틱한 우연이 있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날의 동물원의 정경, 그것이 오래도록 이상하리만치 기억의 뇌리 속에 박혀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나간 시간들을 추억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곰곰이 보면 그런 요소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별로 튀어보이지도 않았고 재밌어보이지도 않았지만 얼마 후에 그때의 정황들을 떠올려보면 무언.. 2010. 6. 9.
[자작소설] G+ (Ep1. 도서관 책 속의 그녀) 제너레이션 플러스(Generation Plus) Episode 1 도서관 책 속의 그녀 『예지몽(豫知夢)은 미래에 대한 개인적인 것과 국가적인 것의 예시를 받은 것인데 일반인보다는 주로 종교인이나 미래에 대한 길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꾸게 된다. 신부님, 목사님, 스님, 무속인, 역술인등이 직업적으로 많이 꾸게 되며 내용이 개인적으로 함부로 발설할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나 함부로 꿀 수도 없다고 본다. 예지몽과 계시몽은 구분하기 애매하나 그야말로 선택 받은 사람들만이 미래에 대한 길을 제시받는 꿈으로 대부분 이런 꿈을 꾸게 되면 인생이 180도로 돌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시립도서관에 대해 말한다면... 그곳은 상당히 복잡한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흔히 도서관이라 하면 그 .. 2010. 6. 9.
[자작 단편소설] 서스펜스 드라이브 (Suspense drive) 서스펜스 드라이브 (Suspense drive) 어둠 속 유일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는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도로의 바닥을 계속해서 훑어 내리고 있었다. 서연은 지금 자신이 언제부터 이 칠흑같은 어둠 속을 그 헤드라이트 불빛에만 의존해 달리고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저 지금 자신은 어딘가로 차를 몰고 있고 빨리 그 종착지가 자신의 눈으로 보여 지기만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서연은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순간 움찔 몸을 움직였다. 주위는 너무나 조용하고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어둠뿐인데 그래서 그랬는지 자신의 한숨소리가 자신의 귀에는 순간적으로 마치 천둥 같은 울림으로 들렸기 때문이었다. 한숨 소리뿐이 아니었다. 자신의 몸속에서 심하게 요동치는 심장의 박동소리, 자동차의 엔진에 있는 실.. 2010. 3. 8.
[자작 단편소설] 빵 굽는 아침 빵 굽는 아침 막 잠에서 깨어나 흐린 하늘도 이렇게 눈부실 수 있다는 것을 안건 창문 틈으로 밖을 문득 바라보았을 때였다. 눈이 부셨다. 대부분 화창한 맑은 하늘이 눈부실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닌 것이다. 이렇게 흐린 날도 때에 따라서는 눈이 부시 기도 한다. 난 어제도 어김없이 그녀의 얼굴을 진열장 유리너머로 지켜보았었다. 그 여운이 이렇게 아침까지도 계속 머리 속에 남아있는 듯 하다.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나는 예전부터 이성에게 첫눈에 반한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난 그녀를 처음으로 보고 난후에 인정하기로 했다. 대체로 이성의 존재에 있어서 둔감하게 여기곤 했던 나로서도 그녀를 보고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집 맞.. 2010. 3. 5.
반응형